거북이. 언제나 신나고 발랄한 음악을 여름에 들고 찾아와 뜨거움 속에서도 힘을 내게 해주던 고마운 그룹.
그들의 신나는 노래는 비타민 ABCDE를 다 합쳐도 모자를 만큼의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듯 해왔고
땀에 쩔어 일할때도 힘을 복돋아주던.
쿨이 해체한 뒤 하계 전문 그룹으로 쿨의 뒤를 이어주는 그룹.
신이 자신에게 잘생긴 외모와 몸을 주지는 않았지만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을 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하다고. 그 능력 최대한 발휘해서 여러분께 즐거움을 주고 싶다며 해맑게 웃던 그
(윤도현의 러브레터 中)
작년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3개월에 한번씩 수술을 해야 살 수 있다는 의사에 진단에 그렇게 살바에 차라리 무대에서 노래하다 죽겠다던 그가. 차가운 주검으로 2일 오전 발견되었다.
내가 기억하는 터틀맨.
어떤 라디오 방송에서 라이브 스테이지에 데프콘과 거북이가 함께 나왔던걸 들었던 적이 있다. 라디오를 잘 안듣던 내가 그날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날의 내용은 서로간의 근황토크와 중간중간 라이브로 자신들의 노래를 부르는 내용이었다.
거북이가 자신들의 노래를 부르고 나자 DJ가 어쩜 그리 랩을 잘하냐며 립서비스를 하고 있던 순간. DJ의 질문중 이런것이 기억에 남는다.
Q) 데프콘씨와 거북이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어찌보면 이런 질문은 하기엔 위험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대답을 못하고 적막이 흐를 때. 터틀맨이 이런 대답을 했었다.
A) (웃으며) 비교 자체가 안되는 겁니다. 정통으로 힙합을 하시는 가수분과 힙합을 따라하는 랩가수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힙합을 하는분들이 저희에 노래를 우숩게 여길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겁니다. 저희가 힙합을 한다고 할수는 없으니깐요. 저희때문에 힙합가수분들이 욕을 먹는다면 저는 늘 죄송할 따름입니다.
글쎄... 이것을 들었던 당시에는 충격이 꽤나 컸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닐까?
거북이와 같은 대중적인 힙합을 하는 그룹이 있었으므로. 힙합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되고, 언더에 있던 실력좋은 수많은 랩퍼들이 오버그라운드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었으며, 현재는 힙합노래들이 가요순위 1,2,3위를 동시에 차지할 수 있는 시대가 온것이 아닐까...(다이나믹듀오/리쌍/에픽하이가 동시에 1,2,3위를 석권했었다.)
단순하고 신나는 노래를 즐겨들으시는 나의 외삼촌과
에어로빅에서 쓰이는 노래라고 좋아하시던 어머니와
그들의 노래만 들으면 기분좋아지던 내가 더이상 그들의 노래를 들을 수 없는일이 안타까울 뿐이다.
역설적으로 들리는 플레이되는 신나는 노래들(1,2,3,4집 타이틀곡과 크리스마스 싱글곡)과 해맑게 웃고있는 그의 영정사진이 왠지 더 씁슬하게 느껴진다.
▶◀ 거북이 ‘터틀맨’ 임성훈씨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