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적인 압박에 시달려 한동안 멀리했던 뮤지컬을 최근 보게 될 기회가 많아져서 행복합니다. 한때는 뮤지컬이고 연극이고 한 극단에 글을 써주는 일을 하여 주말마다 극을 봤던 기억도 있었는데 가끔씩 보니 무대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다지요.
뮤지컬을 그냥 즐기는 수준이지 전문적으로 이러쿵 저러쿵 할 수준이 아니기에(뭐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이지만 말이지요;;) 리뷰를 다뤄볼까 할까 고민을 많이 하던 차에 그냥 감상문 수준(?)으로 내 인생의 기록으로라도 남기다 보면 누군가는 보고 공감해 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남겨볼까 합니다.
극이라고는 대학교 교양수업을 들은게 전부인 지식으로 극의 3대요소가 기억 날까 말까한 수준이고 아이돌은 꽤고 있어도 극 배우들은 잘 모르는 T맥의 극 관람기.
대개 대학로 주변이나 시내의 큰 공연장, 최근에 뜨고 있는 삼성동 주변이 아닌 무대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신촌에서 공연중이었습니다. 신촌에 공연장이 존재하는것도 처음 알게될 정도로 신촌은 저와 먼 곳인데 쓰릴미 덕분에 간만에 찾아가니 신났습니다ㅎ_ㅎ).
지금 찾아보니 1970년 연극의 메카가 신촌이라고 합니다. 태어나기 훨~~~씬 전 일이라 몰랐다고 하면 무식하게 좀 감춰질까요...ㅜㅠ) 저에게 있서 신촌은 술마시는 모임하는 곳인데;
좌석은 배심원석. 공연 3주전쯤 미리 예약을 해놔서 좋은 자리로 부탁드린다고 했더니 배심원석 가운데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배심원석이 무엇일까요?!
1층좌석, 2층좌석 아무리 찾아봐도 배심원석이라는곳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배심원석은 무대(STAGE) 양 끝에 위치하고 있는. 무대위에 배우들이 내 눈 앞에서 왔다리 갔다리 하는 좌석입니다.
배심원석의 장점이라면 1층 좌석과 가격은 동일하지만(50,000\) 배우들의 연기를 좀 더 가까이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다는 현장감과 아무래도 배우들과 눈이 마주치다보니 긴장감이 배가 된다는 점입니다. 저또한 연극이나 뮤지컬은 최대한 무대와 가까운 자리를 선호하는 편이라서 이부분에 있어선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단점이라면 양쪽 사이드에 위치하는 포지션과 스피커가 배심원석과 1층 좌석 사이에 위치하여 배우들의 목소리나 배경음악이 잘 안들린다는 점(자세히 말하면 스테레오 스피커를 모노로 듣는 느낌)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단점은 배심원석의 의자가 실제 배심원들이 앉는 의자, 쉽게 생각해서 교회에서 앉는 일렬로 된 나무의자라 허리에 엄청난 무리가 간다는 것입니다. 90도로 허리를 꽂꽂이 세워 보기도 하고 허리를 굽혀보기도 했지만 공연중간에 크게 움직일 수 없는 좌석이기에 허리와 다리에 아픔이 따릅니다ㅜㅠ).
공연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색다른 경험(배우들과 함께 호흡하고 코 앞에서 남자 둘이 키스를 하는등의 모습을 내 눈으로 보고싶다!)을 해보고 싶은 분들께 강추드리는 자리입니다.
The Stage가 위치한 건물은 '과연 저런 빌딩에 극장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으리으리한 고층빌딩 지하 1, 2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티켓 구입 및 교환은 밑에 사진에서와 같이 1층 커피빈 옆쪽 다른 출입구 앞에 위치하고 있으니 저처럼 지하를 뛰어다니시는 헛수고를 안하셨으면;;
극의 출연인물은 단 두명 '나'와 '그'. 두명의 주인공이 한팀이 되어 공연을 이끌어 갑니다. 위에 남자 배우 8명이 4팀으로 돌아가면서 하게 되는데 7월부터 인기가수 이지훈씨와 클릭비의 멤버였던 OJ 오종혁씨가 한팀으로 연기를 한다고 합니다. 안그래도 여성관객분들에게 인기가 폭발한다는 뮤지컬인데 더더욱 인기를 얻을것 같습니다. 제가 갔던 날에도 여성 관객 9명에 남자 1명정도의 비율이었지요..;(그 이유는 잠시 후에)
이날의 페어는 김재범씨와 조강현씨. 뮤지컬 초짜인 저에겐 처음뵙는 분들인데 찾아보니 이력이 화려하십니다.
김재범씨는 프로필이 뜨는데 조강현씨는 아직 안나오네요;;
전반적인 내용을 스포가 없는 한에서 한줄 압축해 드리자면 동성애 스릴러 반전 뮤지컬 입니다.
여기서 부터 살짝 스포를 드리자면(홈페이지나 포스터에 나와 있는 내용까지만 쓰겠습니다) 죽기전에 내 눈 앞에서 남자둘이 혀를 날름거리며 키스를 하는걸 직접 보게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에서는 많이 봤어도 안그래도 무대 옆자리라 바로 앞에서 배우들이 왔다 갔다 하는데 제가 앉아있는 의자쪽에 기대어 키스를 나누시는데... ㅇ ㅏ...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얼마전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김갑수씨가 말한것처럼 남이 하는걸 보면 그럴수도 있다 이해는 가지만 직접 표현하려면 죽어나는건데 두 배우가 너무나도 애틋하고 강렬하게 하는걸 보며 감탄 안할 수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두 배우의 호홉은 전체 극에 흐름에 있서 제대로 조화되어 아름다운 한쌍의 커플을 연기하여 줍니다. 마초적인(+똘끼있는) 남자와 여성적인(하지만 반전있는) 남자의 연기는 두 배우의 연기에서 정점을 보는듯 합니다.
공연 내내 배경음악은 한명의 피아노 연주자에 의해서 이루어 집니다. 맨처음부터 끝까지 멋진 무대의 음악을 책임지시는 피아니스트분에게 박수를!!! 등밖에 안보이시지만 정말 멋진 연주였습니다.
동성애라는 코드. 더군나나 아름답고 멋진 남자 배우 두명이 펼치는 무대는 여성관객들에게 어필하기 딱 좋은 코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나름 반전도 크게 있고 중간중간 스릴넘치는 장면도 있다 보니 여성분들이 두근두근 하시는게 저한테까지 들리기까지 하구요. 남녀 관객 비율이 1:9정도 되었는데 그나마 1인 남자관객분들도 중간중간 졸고 계시고.. 제 옆자리 분은 맨 앞자리임에도 주무시더군요;;용자!
7월부터 인기가수 출신 이지훈씨와 오종혁씨의 출연으로 더 많은 여성관객들이 몰려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모델출신 최지호씨의 연기가 궁금합니다. 저렇게 키크고 멋진 남자가 어떻게 할지...;
결론적으로 쓰릴미는 여성분들이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들과 함께 문화 나들이하기 딱 좋은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남자분들이 함께 그것도 맨 앞에서 보신다면 답안나오는 결과가 나올것 같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전대미문의 유괴 살인사건
1924년 당시 Chicago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가장 악명 높고 흉악한 전설적인 범죄를 바탕으로 만든 섬세한 심리극이다.
19살, 그들은 왜 어린 아이를 죽였는가?
숲 속에 버려진 12살 어린이의 시체.
손발이 뒤로 묶여 잘려 있고,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뭉그러져 있다.
현장에 떨어져 있는 안경이 단서가 되어 살인범이 잡힌다.
용의자로 지목된 부족한 것 없는 법대 졸업생 19살의 나와 그는
당시 니체의 초인론에 심취해 있었다.
이 전대미문의 범죄는 미디어를 타고 미국 전역을 뒤흔들어 놓았다.
그리고 당시 최고 명성의 변호사 Clarence Darrow의 변호로 이들은 사형 대신에
무기징역을 선고 받는다. 재판정에서 Clarence Darrow의 최종변론이었던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지금도 명문으로 전해진다.
2003년 초연, 2005년 뉴욕공연, 2007년 서울공연
2003년 New York 의 Midtown International Theatre festival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극의 배경이 당시 굉장히 충격적인 유괴 살인 사건을 다룬 실화라는 점과 치밀한 심리묘사를 통해 시간을 넘나들며 극단적이고 복잡한 인간내면을 긴장감 있고 밀도 높게 표현된 점이 화제가 되어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현재까지 미국의 Orange County, Chicago, Boston, Orlando, Dallas, Seattle, Buffalo, Los Angeles와 호주의 Melbourne 등에서
공연이 이어져 왔다.
한국에서는 2007년 3월 초연 되어 “참신한 발상의 전환”, “탄탄하고 치밀한 심리묘사” 라는
평단의 호평을 받았으며 2008년에 이어진 공연을 통해
두터운 매니아층을 보유한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매김 하였다.
*줄거리
20세기의 가장 악명 높고 흉악한 전설적인 범죄를 바탕으로 한 심리극
감옥의 가석방 심의위원회
수감자 나의 일곱 번째 가석방 심의가 진행 중이다.
나를 심문하는 목소리들은 35년 전, 나와 그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묻는다.
교외 숲 속에 버려진 어린 아이의 시체, 그리고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된 안경.
나는 그와 함께 12세 어린이를 유괴해서 처참하게 살해하기까지 상황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어린 나이에 법대를 졸업할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지닌 나와 그
그 둘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나와 그가 피로 맺은 계약
그들은 12세 소년을 왜 죽여야 했는가?
가슴을 적시고 이성을 마비시키는 전대미문의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