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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리(Sam Lee) [Undiluted Tone] 2009 Mini Album
<선정의 변> 9월 4주, 이 주의 국내앨범 : 샘리(Sam Lee)의 [Undiluted Tone]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바뀌어 가는 이때. 딱 알맞게 우리를 찾아온 고마운 앨범이 여기 있다. 기타에 관심이 없다면 그의 이름조차도 생소하게 들릴 샘 리라는 기타리스트의 [Undiluted Tone]. 물을 타지 않은 음조 정도로 해석되는 앨범 제목에서 나타나듯이 곡 하나하나에 묻어 있는 기타 선율의 아름다운 멜로디는 기타 본연의 소리가 하나하나 전부 다가오는 힘이 느껴진다. 굳이 목소리가 있지 않아도 감동을 하게 만들어주는 음악 혹은 트렌드 음악에 지쳐가는 당신의 귀에 또 다른 음악의 가치를 알게 해줄 음악을 찾고 있다면. 이 앨범 [Undiluted Tone]을 적극 추천 드리고 싶다. 귀와 마음의 교과서가 될 것이 분명하니깐.
<앨범리뷰> 깊어가는 가을 밤, 기타로 전하는 멜로디의 향연[饗宴]
음악과 날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무더운 여름날 뜨거운 곳에서 발라드를 듣거나 한겨울에 추운 곳에서 듣는 댄스곡은 크게 감흥이 없다. 9월 입추가 지나고 본격적인 가을이다. 무더운 여름이 끝나고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춥지도 덥지도 않은 기온과 알맞은 습도, 적당한 강수량, 따뜻하게 느껴지는 햇살, 하늘은 맑고 높아지며 말은 살찌는 우리에게 휴식을 주는 계절이랄까? 주제가 음악인 곳에서 왜 갑자기 계절 타령이냐고 할 수 있지만 9월 4주 이 주의 국내앨범으로 뽑힌 오늘의 주인공 샘 리(Sam Lee)의 [Undiluted Tone] 앨범이 계절로 비유하자면 딱 가을과 같기 때문이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아름다운 멜로디와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들리는 연주, 편하게 휴식을 취할 때 들으면 좋은 음악들. 올가을엔 바로 이 앨범이다.
기타리스트 샘 리(Sam Lee)라는 이름은 기타에 관심이 많거나 세션들을 지켜보지 않았다면 낯선 이름일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길을 재조명해보면 샘 리가 없었으면 한국 음악이 이만큼 발전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의 이름을 빼고는 지난 15년여의 한국 대중음악을 얘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트랙에서 기타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준 플레이어인 동시에 박효신, 이수영, 린, 애즈원, 윤도현, 양파, 버블시스터즈, 리즈에 이르기까지 작곡가로서의 재능을 꼼꼼하게 표현한 70 여곡의 주옥같은 트랙을 탄생시킨 작곡가이기도 한 멀티 뮤지션이다. 또한, 국내 최고의 세션 기타 연주자로서 김건모, 신승훈, 김종국, 윤도현, 휘성, 빅마마, 거미, 바이브, 이효리, 드렁큰타이거, 동방신기, 브라운아이드소울 등의 세션으로 참여한 화려한 이력이 있다.
90년대 후반엔 “'기타리스트 함춘호·이근영·샘 리 중 한 명만 외국에 나가도 음반업계에 비상이 걸린다.'는 말이 나돌았다. 그만큼 한국에서 기타 세션을 완벽하게 소화해 낼만한 세션맨들이 부족한 게 현실이었다. 지금도 비슷한 상황에서 그가 갈고닦은 내공으로 3년 만에 발표한 솔로 작품은 전작 [Purple Room]보다 더 기타에 집중한다. 목소리는 사라졌고 다른 악기들과의 합주 또한 현저히 줄어든 모습을 보여준다. 그 빈자리를 트레몰로(연주에서 음이나 화음을 빨리 규칙적으로 떨리는 듯이 되풀이하는 주법) 주법과 아름다운 스케일 등의 완벽한 연주와 단순하여 쉽고 편안하게 들리지만 고급스럽게 들려오는 멜로디가 채우고 있다. 그의 관록을 집약시켜 만들어 낸듯한 6곡은 잔잔한 울림을 가진 곡들로 기타 줄이 울릴 때마다 듣는 이의 맘도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샘 리가 2005년 11월에 싱글앨범 [Just For Christmas]를 발표하면서 썼던 글이 있다. "음악성과 그 어떤 악기의 테크닉... 둘 중에 하나가 너무 강조되어도 균형이 깨지는 음악... 나에게는 이런 것이 영원한 숙제인 것 같다... (중략) 편안하게 들어주길 바라며......" 샘 리가 말했듯이 목소리가 들어가지 않은 연주곡의 경우 특히 음악성과 악기의 테크닉간의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는 순간 음악성이 없는 악기 소리 녹음 집이 될 수도 혹은 악기의 예술성이 느껴지지 않는 그저 그런 연주집이 될 수도 있다.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는 해법에 대해서 샘 리가 전해주는 메시지가 이 앨범에 집약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슷한 스타일로 호주출신에 토미 엠마뉴엘(Tommy Emmanuel), 일본에 데파페페등이 유명하지만, 한국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기타리스트 샘 리를 추천하는 바이다. 샘 리의 이번 앨범은 깊어가는 가을 당신의 아름다운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이 되지 않을까?
<네티즌 선정위 추천 앨범> 여포 [Dogmatic]
입만 뻥긋, 가사는 작사가가, 박자도 제대로 못 맞추는 비주얼 래퍼들의 등장과 함께 힘들어하는 한국 힙합 1세대 형님들... 언젠가부터 제대로 된 힙합 앨범보다는 대중의 요구에 의한 앨범만 만들고 있는, 정통 Microphone Controller 앨범은 찾아보기 어렵고 래퍼들의 세상이 되어가는 K-Hiphop의 현실에 심상치 않은 신인이 등장했다. Mesquaker 크루의 일원으로서, 혹은 솔로 MC로서 주목할 만한 활동을 해오던 여포의 첫 번째 앨범은 'Dogmatic'이란 앨범제목과 같이 여포의 '개와 같은' 근성과 거칠고 독특한 랩 스타일을 제대로 들려주는 앨범이다. '악'과 '독'을 품은 듯한 적당히 허스키한 목소리와 화려하기보다는 묵직하다고 느껴지는 랩핑은 제대로 한 방을 맞은듯하게 시원하고 통쾌하게 들린다. '개와 같은', '독', '학살'등에서 느낄 수 있는 그의 정제된 독설은 정점에 올라와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앨범의 전체적인 사운드가 그의 진면목을 가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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