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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아이 2집 [Dandelion] - 아이의 순수함과 어른의 성숙함. 그 중간에서...

⊙ 리뷰와 견해/┕ Music

by 맥C 2009. 6. 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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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usic.naver.com/today.nhn?startdate=20090611



어른아이 2집 [Dandelion]



* 선정의 변 : 어렸을 적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무시를 받았을 때,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엄마의 화장품을 쓰다가 혼나기도 하고 아빠의 면도기를 써보려다 다친 적도 있었다. 그리고 어른이 된 지금, 아이의 순수함을 잊은 채 현실 속에 억압된 자신을 발견했을 때 우리는 어린아이로 돌아가길 꿈꾼다.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순간을 어른아이는 2집 [Dandelion]을 통해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서 청아하고 투명하게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유치한 사랑가사에 단순하면서 변화없는 코드진행으로 일관되는 음악의 홍수 속에서 오랜만에 진정한 감성의 음악을 찾아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앨범을 들을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 앨범리뷰 : 아이의 ‘순수함’과 어른의 ‘성숙함’. 그 중간(中間)에서...

 라디오에서 좋은 음악이 흘러나왔을 때 혹은 카페에서 처음 듣는 음악이 흘러나올 때, 시끄러운 소리에서도 좋은 음악을 캐취해내는 능력이 나름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필자에게 아무 생각 없이 틀어져 있던 TV드라마에서 나오는 노래가 나를 사로잡았었다. 2007년 여름 당시에 최고의 인기드라마였던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나오는 BGM이 하나같이 심상치 않은 것이엇다. ‘고마워요, 소울메이트’에서 느꼈던 전율을 다시 한번 느끼며 BGM에 심취해 있을 때, 꽤 중요한 장면 같아 보였던 남·여 주인공의 키스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드라마 내용을 잘 모르던 나로서도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음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07년도 최고의 BGM이라고 생각이 들었었다. 그 노래의 주인공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어른아이’이다.


 2005년 초 어른아이 황보라(보컬)와 고영일(드럼), 류승현(기타)으로 구성되어 모던록을 기반으로 한 록과 포크, 프로그레시브, 팝 등을 즐기던 3인조 직장인 밴드 <어른아이>는 드럼머가 고영일에서 황정훈으로 교체된 뒤 2006년 11월 1집 [B TL B TL (비틀 비틀)] 을 발표한 후 2007년 여름 밴드활동을 접고 보컬 황보라가 솔로로 활동하고 있다. 1집에서 3곡이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 삽입곡으로 쓰이며 쉽게 성공 가도(街道)를 달릴 수 있었지만 2년 반 만에 다시 돌아올기 때까지 많은 방황의 시간을 거친 어른아이는 그러한 시간마저 2집에 담았다고 한다.


 밴드시절 발표한 전작 1집 [B TL B TL]에서 오래도록 기억될 ‘상실’의 아픔을 노래했던 어른아이는 혼자서 어른아이가 지향해야 할 음악을 곰곰이 생각하다 전보다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 들이 많이 포함된 2집 [Dandelion]을 발표했다. 1집에서 차갑고 시리기만한 한겨울의 어느곳에서 노래했다면 2집은 차가움 속에서의 따뜻함을 몽환적인 팝 요소로 좀 더 대중적으로 풀어냈다. 앨범의 모든 곡을 작사·작곡한 어른아이는 수많은 말보다 한마디의 진정한 말이 더욱 의미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듯 가사는 줄이고(‘민들레’, ‘Miss’) 악기 또한 기타와 미디를 기반으로 최소화(‘Anabel Lee’)하여 진정한 음악을 들려준다.


 아이가 되고 싶은 어른,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 그 경계에서 어른이 되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아직 어린아이(라고 주장하는) 어른아이. 이름부터 역설(逆說)에 가까운 묘한 가수는 앨범 전반적으로 역설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시리도록 슬프게 마음을 적셔놓으더니 한줄기 희망을 들려주기도 하고 여리디여린 아이의 순수한 감성으로 노래하더니 어느새인가 온화함으로 가득한 조용한 어른의 성숙함으로 노래를 한다. 어른아이의 목소리에 슬픔이 있고 그 슬픔 속에 온화함이 있다. ‘이른 봄날, 아직은 차가운 바람 속에 피어나서 다음해를 기약하며 사라지는 민들레(Dandelion) 홀씨처럼 내가 사랑하는 많은 것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일을 위한 이별을 고한다.’는 앨범 재킷의 마지막 글처럼 참으로 역설적이지만 그렇다고 전혀 어색하지 않은 황보라의 매력이 가득한 앨범이다.

 하지만, 어른아이의 아쉬운 점들도 어느 정도 보이는 앨범이다. 최근 한국대중음악씬에서 솔로 여성 뮤지션, 특히 홍대 앞 모던록 여성 뮤지션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이 앨범은 분명히 다른 여성 음악인들의 앨범과 크게 뒤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비슷비슷한 앨범들 속에서 크게 뛰어나다고 쉽사리 말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기타를 들고 몽환적인 분위기에 조용한 음성으로 속삭이듯 노래하는 뮤지션들 속에서 앞으로도 그녀만의 색깔과 장점을 살려 계속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네티즌 선정위 추천 앨범 : 한희정 EP [끈]


모던 록 밴드 ‘더더’의 보컬로 데뷔한 이래 포크 듀오 ‘푸른 새벽’을 거쳐 싱어송라이터 한희정으로 거듭난 2008년 1집까지 조용하지만 자신만의 색을 잃지 않은 채 뮤지션으로서의 길을 걷고 있는 그녀의 새 앨범 [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에 관한 이야기이다. 끈을 마음대로 묶을 수 있듯이 그녀의 음악에는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마력(魔力)이 존재한다. 작은 숨소리 하나라도 행여 놓칠까 조심스럽게 듣게 되는 목소리가 바로 그것인데 첫 번째 트랙인 ‘Acoustic Breath’에서부터 마지막 트랙 ‘끝’까지 들려오는 친근한 그녀의 어쿠스틱 기타와 깊게 큰 울림을 전달하는 목소리를 따라 듣다 보면 어느새 한희정의 끈에 기분 좋게 구속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화려하게 덧붙여 꾸미지 않아도 감성을 자극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가득한 앨범 [끈]. 감수성을 잊기 쉬운 요즘, 내 안에 있는 소량의 감수성을 이끌어 내기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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