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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2주 이 주의 국내앨범.

⊙ 리뷰와 견해/┕ Music

by 맥C 2010. 1. 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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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국내 앨범 후보작]

 

페퍼톤스 3집 Sounds Good!
2009-12-17 Electronica/Techno 엠넷미디어
http://music.naver.com/album.nhn?tubeid=188068
[9점] 명불허전. 앨범 제목 그대로 Sounds Good 한 앨범!

 

와이스토리(Y-Story) 귓속말 (EP)
2009-12-17 Rock 뮤직파이
http://music.naver.com/album.nhn?tubeid=187902
[7점] 괜찮은 싱어송라이터의 출연. 조금 부족한 전달력이 아쉽다.

 

더더밴드 눈물이 흐르다 (EP)
2009-12-17 Rock 네오위즈벅스
http://music.naver.com/album.nhn?tubeid=187988
[5점] 더더밴드는 여전하지만 요즘 밴드들은 발전하고 있다.

 
가이즈(Guyz) Wayfarer (EP)
2009-12-23 Rock 엠넷미디어
http://music.naver.com/album.nhn?tubeid=188335
[6점] 여행을 떠나기 전 필히 챙겨야 할 앨범이 추가되었다.

 

송명근 1집 The 천천히
2009-12-23 Rock 미러볼뮤직
http://music.naver.com/album.nhn?tubeid=188333
[7점] 각박한 세상 속 잠깐의 여유를 선물해주는 고마운 음악들.

 

에이나인스(A.9th ) The Story Of The Year (Single)
2009-12-25 New age 디지탈레코드
http://music.naver.com/album.nhn?tubeid=188039
[5점] 피아노로 그린 일상의 모습. 소박하고 아름답지만 매력이 없다.






노래하라, 더욱 유니크+정교한 펩톤 사운드를~

페퍼톤스(PEPPERTONES) 정규 3집 앨범
[SOUNDS GOOD!]

페퍼톤스, ‘웰메이드 뮤직의 대명사’ 안테나 뮤직과 조우하다

페퍼톤스라는 생소한 이름을 내걸고 대중 앞에 등장한지도 이제 5년. 여타 아티스트들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앨범과 곡을 쏟아낸 팀은 아니었지만, 트랙 하나하나가 발표될 때마다 그들은 한국 씬에서 찾아보기 힘든 대중적이면서도 트렌디한 사운드의 진일보로 신선한 충격을 선사해 왔다. 그 결과, 음악 좀 한다는 선배들로부터는 대중음악계 넥스트 제너레이션의 대표주자로, 음악 관계자들에게는 해외 시장에서도 각광 받기에 충분한 발군의 감각을 지닌 팀으로, 팬들에게는 기성 음악과 차별되는 청량한 음악의 돌파구로 자신들의 존재를 각인시켜 왔다.

게다가 2006년 2월 첫 단독 공연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아트홀 콘서트 전회 매진의 신화를 발판으로, 금년에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의 Club Midnight Sunset 스테이지 헤드라이너로 우뚝 서며 400~500석 아트홀 사이즈를 넘어선 중견 아티스트로의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에는 일본 레이블을 통해 음반이 출시되며 화제를 모았고, 동남아시아의 대표밴드 Mocca와의 협연을 통해 새로운 시장 진출을 모색하기도 했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5편 이상의 CF에 음악이 사용됨은 물론 주말 버라이어티의 단골 배경음악이 됐으며, 윤상, 김형중, 유희열을 비롯한 많은 선배 아티스트들의 음반과 TV 드라마(‘크크섬의 비밀’)에까지 작품자로 참여하게 됐다. 데뷔 초기 은근한 야심을 드러냈던 그들의 노래 ‘세계 정복’만큼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즈음 데뷔했던 여타 아티스트들에 비해 단단한 입지를 굳힌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페퍼톤스가 새로운 레이블과 손을 잡았다. 일찍이 페퍼톤스의 광팬임을 자처해온 토이(Toy)의 유희열이 속해 있는 안테나 뮤직의 일원으로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소위 홍대 인디 씬의 대표 아티스트에서 벗어나 전국구 밴드로의 길에 들어선 셈. 나름 ‘FA 시장’의 최대어로 줄잡아 4~5곳의 레이블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페퍼톤스의 선택에 대해 많은 이들은 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심지어 전 소속사인 캬바레 사운드와 홍보를 담당하던 해피로봇 레코드 역시 안테나 뮤직을 적극 추천했다는 점은 꽤 재밌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토이, 정재형, 루시드폴, 박새별 등 대중성과 음악성을 접목한 아티스트들이 즐비한 ‘웰메이드 뮤직의 새로운 보고’ 안테나 뮤직과 가장 트렌디한 사운드와 영민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페퍼톤스의 조합은 서로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2집 이후 잠깐이나마 취업 문제를 고민하던 이장원(‘Noshell’이라고도 불리는)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모색하던 신재평(‘Sayo’라고도 불리는)은 다시금 ‘우울증을 위한 뉴테라피 2인조 밴드’ 페퍼톤스의 신기원을 모색하게 됐다.

두 명의 천재, 레벨-업된 긍정의 사운드를 노래하다

사실 페퍼톤스는 2집 [New Standard]가 발매되던 시점인 2008년 3월, 이미 다음 음반에 대한 청사진이 어느 정도 나와 있었다. 하지만, 2집 발매 후 전에 없던 인간관계의 폭이 확장되면서 음악에 대한 다양한 접근에 눈을 떴고 그만큼 음악에 대한 고민 역시 찾아오고 말았다.

페퍼톤스는 2004년 EP [A Preview]를 통해 홍대 씬에 일대 파란을 예고한 이후 늘 자신감이 있었다. 뭘 해도 새롭다는 얘기를 들었고, 스스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노래 가사처럼 세상은 정말 넓었다. 선배와 동료들의 음악 방식을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더 많은 대중들과 만나게 될수록 자신감은 곧 부담감과 고민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곡 작업을 몇 번이고 다시 하고, 새로 만들고, 고민하는 1년의 세월을 보냈다. 심지어는 음반 발매 공연을 잡아놓고 작업물을 엎어버리는 만행(?)까지 저지르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스키니가 잘 어울리는 슬림한 몸매였으나, 몸무게가 마구 빠지면서 의도하지 않은 아이돌형 다이어트까지 성공하고 말았다.

가장 가까이에서 페퍼톤스를 지켜본 유희열의 얘기대로 ‘만약 세계 시퀀싱 경연대회가 있다면 1등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이번 앨범은 1집부터 모두를 놀라게 한 시퀀싱의 끝을 보여주는 음반임이 자명하다. 하지만, 기교만으로는 반 쪽짜리 음반 밖에 될 수 없음을 스스로가 더욱 잘 알기에 폭넓은 양념을 가미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쉴 새 없이 선배들로부터 조언을 구했으며, 처음으로 프로페셔널 아티스트+스탭들의 도움을 얻기도 했다. 모든 작업을 홈레코딩을 통해 진행하던 이전과 달리 드림 팩토리 스튜디오에 베이스 캠프를 세우는 것은 물론 드럼에 특급 연주자 신석철이 참여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본작인 3집 [Sounds Good!]은 완성되게 되었다. 페퍼톤스 역사상 자신들 뿐만 아닌 남들 역시 납득할 수 있는 음반, 아티스트쉽과 보편성을 동시에 담은 앨범이 만들어진 것이다. 페퍼톤스 3집의 첫 느낌은 ‘무리하고 생경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보다는 그들이 가장 잘할 수 있고 익숙하기도 한 전형적인 펩톤 사운드’에 가깝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볼수록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탄탄해진 부분들이 발견된다. 디테일한 음의 나열, 보컬 녹음에 대한 노하우, 군더더기를 덜어낸 컴팩트한 곡의 구성, 보다 다양해진 코드 진행과 프레이즈...

본작은 페퍼톤스 객원 보컬 올스타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1, 2집에 참여한 4명의 여성 보컬이 또 다시 함께 함은 물론, 뉴페이스 이선(winter)까지 만나볼 수 있다. 전형적인 펩톤 사운드의 대표곡 ‘Ready, Get Set, Go!’, ‘Balance!’의 장쾌한 맥을 잇는 ‘Sing!’은 진일보한 페퍼톤스 사운드의 집약체이다. 2집 수록곡 ‘Drama’를 연상시키는 헤비함에 질주감을 더한 ‘지금 나의 노래가 들린다면’은 본작 중 록적인 어프로치가 가장 강한 트랙이다. 두 곡 모두 이선의 파워풀한 매력을 만날 수 있다. ‘해안도로’를 통해 호흡을 맞췄던 현민 역시 두 곡의 트랙에 참여했다. ‘Victory’는 일본의 심벌스(Cymbals)를 연상케 하는 봄 분위기 만연한 앙증맞은 팝 넘버이며, ‘April Funk’나 ‘Bike’와 맥을 같이 하는 ‘공원여행’에서는 페퍼톤스의 일취월장한 편곡 능력을 엿볼 수 있다.

스테레오랩(Stereolab)의 동명 히트곡이 연상되는 ‘Ping-pong’은 탁구의 경쾌한 소리가 기본적인 루프를 이루고 있으며, 사이사이 모듈레이션을 통해 텐션감을 고조시킨다. 페퍼톤스와 찰떡궁합 게스트 보컬 뎁(deb)이 다시 한번 조합을 이룬 곡으로 왜 페퍼톤스를 천재 집단이라고 하는지 충분히 입증하는 베스트 트랙 중 하나이다. 전작 ‘Galaxy Tourist’를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던 연진(라이너스의 담요)이 참여한 ‘Salary’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재즈적인 어프로치의 곡. 페퍼톤스와 연진은 가장 음악적인 톤이 잘 맞는 조합으로 별도의 레트로(retro)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펩톤 사운드의 또 다른 경향인 동화적 사운드(‘Superfantastic’, ‘오후의 행진곡’)에 주로 참여해온 연희(westwind)가 함께 한 ‘새벽열차’는 마치 스튜디오 지브리(Studio Ghibli)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듣는 듯한 기분 좋은 프레쉬 넘버이다. 브라스 사운드가 부각된 것도 편곡에 있어 이전과 달라진 점.

본작의 또 다른 특징은 2집에 비해 본인들의 보컬 참여도가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전체 수록곡 중 단 세 곡에서만 신재평과 이장원의 보컬을 메인으로 만날 수 있다. 이미 지난 9월 선행 공개된 ‘겨울의 사업가’는 신재평, 이장원 두 명의 멤버가 보컬을 맡았다는 점에서 2집 타이틀이었던 ‘New Hippie Generation’과 흡사한 구조로 보이나, 내용적인 면에서는 보다 파격적인 측면을 취하고 있다. 페퍼톤스의 음악으로는 드물게 연애, 사랑, 애틋함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 넓게는 평화, 소소하게는 일상의 행복을 노래하던 페퍼톤스의 새로운 경향을 만날 수 있는 대목이다. ‘Fake Traveller’의 감동이 그대로 재현되는 ‘작별을 고하며’는 왜 페퍼톤스가 대중음악 씬의 새로운 거물로 평가받는지를 보여주는 수작이다. 대중적인 측면은 물론 고급스러운 곡의 구조를 동시에 갖춘 세련된 발라드로 손색이 없다. 페퍼톤스의 기타 팝 도전기 ‘Knock’에서는 퉁명스러운 이장원의 자전적 얘기들을 만날 수 있다. 본작 중 가장 뒤늦게 합류한 트랙.

(부록)

페퍼톤스를 둘러싼 사람들

신재평(Sayo) - 페퍼톤스의 기타와 보컬, 방송 담당
이장원(Noshell) - 페퍼톤스의 베이스와 보컬, 멘트 담당
김양 - 카이스트 동기로 라이브 시 드럼을 담당하는 하드코어 리듬머신
뎁(deb) - EP부터 함께 해온 홍대 꽃미녀 게스트 보컬. 싱어송라이터 겸업 중
연희(westwind) - 역시 카이스트 동기로 EP부터 함께 해온 청아한 게스트 보컬
공민 - 2006년부터 함께 하고 있는 초절정 기교의 건반 연주자이자 유일한 유부남
연진 - 2집부터 함께 하고 있는 게스트 보컬. ‘라이너스의 담요’의 간판스타
현민 - 2집부터 함께 하고 있는 게스트 보컬. 화려한 패션과 무대 매너가 장기
이선(winter) - 새로이 합류한 게스트 보컬 및 건반 연주자. 사교적인 눈빛이 매력
로직(Lozik) - 라이브 시 사운드 디자인을 맡고 있는 센스남. 애플스(apls)의 기둥
조태준 - 라이브 시 드럼을 담당하는 정교한 리듬감의 황태자. ‘오브라더스’의 귀염둥이
유희열 - 음악적 조언과 인맥 주선은 물론 꽃등심을 제공하는 신공까지 겸비한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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